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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HELSPORT



프로와 익스트림의 양수겸장
스피츠베르겐 프로



 

왼쪽의 표시가 스피츠베르겐. 오른쪽 표시 된 곳이 로포텐이다. 레벨이 다른 환경이다.


INTRO_SPITSBERGEN, 세상 밖의 섬

지도 한 번 보고 시작하자. 바로 앞에 소개한 로포텐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끝에 있는 제도의 이름이었다. 그래서 ‘세상 끝 군도’라 했다. 로포텐 프로와 함께 선보인 스피츠베르겐 프로 역시 노르웨이의 섬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피츠베르겐은 스칸디나비아 반도보다 한창 위에, 그러니까 북극 근처에 있다. 보통 북위 66도 이상을 북극권이라고 부르는데, 스피츠베르겐은 북위 78도에 위치한다. 노르웨이 본토 북단 해안에서 650km를 더 가야 한다.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까지는 2,000km가 넘는다. 헬스포츠의 제품명이기도 한 스발바르는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의 이름이고 스피츠베르겐은 스발바르 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로포텐보다 훨씬 북쪽의 섬 이름을 제품명으로 썼다는 건 로포텐보다 더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로포텐 역시 프로 라인에 속하지만 익스트림의 요소를 받아들였듯 스피츠베르겐도 마찬가지다. 대신 몇 가지 차별점을 두어 극한 상황에 대비했다. 요컨대, 로포텐을 잘 이해하면 스피츠베르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혹 로포텐을 아직 못 만나보셨다면 클릭.

http://uinter1.blog.me/221008055356

 

왼쪽이 스피츠베르겐, 오른쪽이 로포텐이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모양. 완벽한 터널식 텐트인 스피츠베르겐에 비해 로포텐은 세미 터널 방식이다. 로포텐은 보편적인 활용성과 경량화를, 스피츠베르겐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노린 결과다. 둘 다 3인용인데 사진만 놓고 보면 스피츠베르겐이 훨씬 커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너 공간은 같고 전실 길이가 로포텐이 5mm 길다. 대신 폭은 스피츠베르겐이 2000mm로 로포텐(1800mm)보다 넓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로포텐이 좁고 길다면 스피츠베르겐은 조금 짧고 넓다. 높이는 스피츠베르겐이 1200mm로 5mm 더 높다.

 

옆에서 본 모습. 로포텐도 그랬지만 스피츠베르겐 역시 출입구가 커서 드나드는 데 별 지장이 없다. 덩치 큰 성인 기준으로 한겨울에 두툼한 우모 패딩을 입어도 큰 불편을 느끼긴 힘들겠다. 이너텐트의 공간은 입구 쪽이 높고 뒤가 낮은 로포텐과 달리 스피츠베르겐은 반듯하게 높이를 유지한다. 덕분에 실내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너텐트 중간에도 폴이 하나 들어가기 때문에 로포텐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다. 물론 무게는 좀더 늘었다. 펙 포함 로포텐 3.18kg, 스피츠베르겐 4.68kg.

 

출입구 반대쪽 모습. 반대쪽에도 출입구는 있다. 어느 하나를 메인 다른 하나를 서브 출입구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출입이 편리하다. 여분의 공간이 좀 더 넓은 쪽을 메인 출입구라고 한다면 이 사진은 서브 출입구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캠핑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단순히 짐을 두는 곳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취사도 하고 식사도 해야 하는 공간이라면 보다 넓은 쪽을 출입구로 두는 것이 좋겠다. 오른쪽 사진은 저 위에서 봤던 앞쪽 출입구와 비교한 사진이다. 구조는 같지만 환기창이 앞에는 하나, 뒤에는 2개가 있다. 겨울철에 날씨가 안 좋다면 환기창이 하나 더 있는 뒤쪽에서 취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악천후라면 모두 닫는 게 정답이지만, 날이 좋을 땐 뒤쪽을 이렇게 걷어버리는 게 정답. 짐은 앞쪽 공간에 두고 뒤쪽을 사진처럼 정리하면 바람이 훨씬 잘 통한다. 극지의 극한 기상상황에 견딜 수 있게 만들졌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는 요소들이 몇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처럼 플라이를 걷어버리는 것이다. 이너텐트의 문을 보면 알겠지만 모기장만 닫을 수도 있어서 여름철에도 사용할 수 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빨간 스트랩은 이너텐트와 플라이를 연결하는 버클이다. 다른 곳은 모두 검은색이다. 빨간색 스트랩끼리 연결하고 하나씩 채워나가면 셔츠 단추구멍 하나씩 밀려채우듯 비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로포텐의 매력은 원단이었다. 스피츠베르겐의 원단 또한 로포텐과 마찬가지로 은 로프텐 프로와 같다. ‘헬스포츠 레인가드 프로 3000’. 한 번 더 설명하자면 극지의 자연환경은 거칠다. 강한 자외선, 강한 바람, 심한 온도 변화. 헬스포츠 레인가드 프로 3000은 찢어짐 강도가 20kg이다. 바람 세다고 찢어지는 원단이 아니다. 텐트를 친 후 스트링을 짱짱하게 잡아당겨 세팅이 끝나면 폴 지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통통 쳐보시라. 아프리가 타악기처럼 퉁퉁 소리를 낸다. 또한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추었다. 우리나라의 바람이 극지만은 못해도, 한여름 작렬하는 태양 생각하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플라이 원단은 분명 매력이 있다.

 

스피츠베르겐은 양쪽에 각각 4개씩 펙을 박아야 한다. 그리고 앞 뒤로 2개씩. 기본적으로 모두 12개의 펙다운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만 펙다운을 해도 어지간한 바람은 견딜 수 있다. 물론 이는 스피츠베르겐이 채택하고 있는 터널식 구조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로포텐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펙의 헤드 부분이 고정 스트랩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구조여서 안정적이다. 다만 고무망치나 청동헤드의 망치가 아닌 일반 망치나 돌로 잘못 박으면 헤드가 꺾일 수도 있다. 폴은 동아알루미늄 DAC의 페더라이트 NSL이다. 기존의 페더라이트와 프레스핏의 장점만을 모은 폴로 2004년에 나왔지만 아직도 정상급 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분의 스트링도 펙다운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로포텐과 아주 사소한 차이가 있다. 로포텐은 여분 스트링 중 2개가 1점식이다. 사진에 보이는 스트링은 2점식이다. 스트링이 폴에 고정되는 부분이 2곳이란 이야기다. 1점식보다 폴에 스트레스를 덜 주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물론 모두 2점식으로 처리하는 것과 일부를 1점식으로 처리하는 것의 미세한 차이는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구성이든 경량화든 필요 이상으로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선두주자들을 따라 업계 전반의 수준이 높아져왔음을 감안하면 헬스포츠의 선택은 사소하지만 의미가 있다.

 

헬스포츠 스피츠베르겐의 이름표. 아직 헬스포츠라는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꾸준히 존재감과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마케팅과 브랜딩이라기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묵묵하게 쌓아가는 것이다.

 

환기를 위한 창 역시 로포텐과 마찬가지로 이중창어서 밀폐/모기장/완전개방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창 자체의 크기는 작지만 경사가 져있고 소프트 프레임이 들어 있어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능성은 좋다. 소프트 프레임은 어른 손가락 굵기의 스티로폼 비슷한 소재인데 밀도가 높아 부드러우면서도 언제나 형태를 유지시킨다.

 

앞쪽 출입구에서 바라본 메인텐트. 출입구 모양만 다를 뿐 이너텐트의 앞뒤는 모양이 갔다. 이너텐트의 폭도 널찍하지만 폭에 비해 폴대의 길이가 길어 아치 모양이 직사각형에 꽉찬 형태라 공간감이 좋다. 중앙과 양쪽 바닥의 버클식 스트랩 3개를 비롯해 모두 11곳에 연결 시켰기 때문에 중간에 늘어지는 현상도 없다. 처음 칠 땐 플라이를 치고 이너텐트를 쳐야 하는데, 두 번째 칠 때부터는 연결시킨 상태에서 치면 된다. 바닥도 장력이 적당해서 출입구를 열 때도 두 손을 쓸 필요가 없다. 한 손으로 그냥 지퍼만 당기거나 밀면 된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느껴진다.

 

널찍하다. 이너텐트 내측 기준으로 폭은 1800mm니까 한 사람당 폭 60cm의 공간이 주어진다. 겨울침낭을 이용해도 사용하기에 좁은 공간은 아니다. 높이는 1100mm. 성인 남자가 앉아 있어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앞뒤 좌우 네 귀퉁이에는 망사 주머니가 있다. 마주보았을 때 오른쪽 주머니는 출입구를 열었을 때 문을 말아넣는 곳이다.

 

천장에는 폴대를 따라서 랜턴 등 당비를 걸 수 있도로 고리가 있다. 신축성이 있어서 뭔가를 걸 때 편하다. 로포텐과 달리 중앙에도 고리가 있어 활용성이 좋아졌다. 주머니도 자세히 보면 3칸으로 분리되어 있다. 각 칸의 주머니는 넉넉한 편. 3명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물건을 수납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앞뒤의 출입구를 비교해봤다. 플라이 출입구가 왼쪽으로 비스듬하게 난 왼쪽이 앞쪽이고, 환기창이 중앙 위와 오른쪽 측면에 2개 있는 오른쪽 사진이 뒷쪽 모습이다. 3명이 사용한다고 했을 때 배낭이나 등산화 등의 장비를 보관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다. 앞이나 뒤 어느 한쪽에 두어도 되고, 잘 쓰는 장비를 앞쪽에, 잘 안 쓰는 장비를 뒷쪽 공간에 모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플라이 원단이 '짱짱'하기 때문에 아주 무거운 풀패킹 배낭이 아니라면 폴이 없는 부분에 기대어 놓아도 버틴다.

OUTRO. 혹한기 장기 백패킹까지 포함한 전천후 텐트를 찾는다면
사실 스피츠베르겐 같은 텐트는 전형적인 기어, 곧 장비다. 날씨 좋을 때 야외취침을 위해 잠깐 나갈 때만 쓰기에는 '개발에 편자' 꼴이다. 물론 한강에 나가기 위한 용도로도 적당한 무게와 수납 부피를 고려하면 훌륭하다. 하지만 한강에서 만나는 절대다수의 텐트들이 버틸 수 없는 모든 상황을 스피츠베르겐은 버틴다. 이 녀석은 그런 용도가 아니다. 큰바람 부는 선자령이나 칼바람 유명한 소백산, 텐트 폴대 잡아먹는 귀신 있다는 몽산포 바닷가 등에서 뭔가 훈련의 냄새가 짙은 캠핑을 할 때 챙겨야 하는 텐트다. 함께 선보인 로포텐과 함께 프로 라인이면서 익스트림 급 원단을 사용했고, 로포텐보다 더 튼튼한 구조와 실용적인 공간을 설계했다.
여러 모로 만족스러운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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