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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3






HELSPORT



세상의 끝에서도 당당하게
헬스포츠 _ 핀마르크


 

INTRO_FINNMARK, NAME MATTERS
헬스포츠의 핀마르크를 소개한다. 알다시피 헬스포츠는 노르웨이의 브랜드다. 헬스포츠의 제품들은 대부분 노르웨이의 지역이나 지형에서 이름을 가져온다. 이름을 붙일 땐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핀마르크는 노르웨이 북동쪽 끝에 있는 지역의 이름이다. 핀마르크는 우리에게도 무척 낯익은 지역이다. 우리는 라플란드라고 배웠다. 라플란드는 미국식 표현이고 핀마르크는 현지인, 곧 샘족의 표현이다. 핀마르크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극지다. 노르웨이 서쪽 바다는 노르웨이해이고, 북쪽 바다는 북극해다. 세상의 끝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도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텐트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은 텐트가 아니다. 헬스포츠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제품이 텐트 / 침낭 / 배낭으로 대분류 되어있다. 이 중에서는 텐트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핀마르크 제품설명에서는 ‘텐트’가 아니라 ‘라부(lavvu)’라고 표현하고 있다. 라부는 샘족이 사는 임시 주거시설을 가리키는 현지어다. 생김새는 티피텐트와 비슷하다. 티피와 다른 점이라면 위로 뾰족하지 않고 아래로 약간 펑퍼짐하다는 것이다. 핀마르크 지역은 바람이 세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티피텐트’로 분류하기로 했다.
자 이제 헬스포츠의 핀마르크에 집중하자. 핀마르크는 익스트림 라인에 속한다. 헬스포츠의 제품들은 트렉, 프로, 익스트림 세 라인으로 나뉜다. 34개의 헬스포츠 텐트 중 익스트림 라인은 단 9개로, 그중 티피텐트로 분류되는 건 핀마르크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좋은 바랑에르나 바랑에르 돔은 모두 트렉 라인이다. 요컨대, 핀마르크는 어마어마하게 춥고 바람이 겁나게 부는 극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 제품 구성

 

패키징하면 한 덩어리다. 저 안에 아우터와 이너 폴과 펙이 들어 있다. 검은 스트랩으로 묶인 건 중심 폴. 폴이 상당히 매력적인데 그건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일단 무겁다. 10kg이 조금 넘는다. 어지간한 2인용 백패킹 텐트 4~5개 수준이다. 하지만 이 무게에는 이유가 있다. 멀리 이동하면서 가볍게 치고 빠지는 용도가 아니다. 가혹한 환경에서 묵직하게 사람과 장비를 보호하는 게 핀마르크의 임무다. 60cm 자를 올렸을 때 모습이다. 전체 길이는 65cm 내외다. 두께 혹은 직경은 25cm.

 

구성품을 꺼내봤다. 제일 위에 있는 게 아우터, 가운데 은색이 이너, 아래가 폴, 이너 옆이 펙이다.

 

아우터를 설치할 때 필요한 것들. 아우터와 폴 그리고 펙. 펙은 모두 30개로 무게만 1kg이다. 핀마르크는 10각형이니 기본 펙 다운에 10개, 위에서 봤을 때 각과 면에 가이라인이 하나씩 있으니 20개, 하여 모두 30개다.

 

핀마르크의 폴이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오토캠핑용 타프 폴처럼 고무스트링이 없이 여러 마디를 끼우는 방식이다. 대신 가는 마디를 굵은 마디 안에 넣어서 보관하도록 했다. 홈이 있는 부분이 윗 마디가 내려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고정 장치다. 가장 굵은 그러니까 맨 아래 마디의 양 끝은 마개가 있고 두 개의 마개는 고무줄로 연결되어 있다. 수납은 텐트 외부에 하도록 했다. 대신 분리되지 않도록 두 개의 스트랩으로 조이고 버클로도 고정하라 수 있다. 10kg이 넘는 핀마르크를 들고 이동할 때 손잡이로 유용하다.


▢ OUTER

 

아우터를 쳐보자. 일단 핀마르크를 칠 곳을 살핀다. 지름이 420cm이니 가로 세로 5m 정도의 평평한 공간을 고른다. 다음 핀마르크를 펼치고 펙을 박는다. 펙은 모두 10개를 박아야 하는데 빨간 스트랩에 제일 먼저 박는다. 10개 가운데 1개만 스트랩이 빨간색이다. 빨간 스트랩은 출입문 왼쪽 아래에 있다. 출입문의 방향을 고려할 수 있으니 편하다.

 

10개의 펙을 박은 상태. 처음 펙을 박을 때는 펙을 너무 깊숙이 박지 않도록 주의한다. 중심폴을 올리고 나면 텐트가 우는 방향과 정도에 따라 펙의 위치를 바꿔야 할 경우도 있다.

 

폴을 세운다. 이때 한 손은 맨 아래 마디를 잡아야 한다. 가운데 마디만 잡으면 아래 마디가 빠진다. 폴 끝을 꼭대기의 폴캡에 넣을 때 스트랩들이 꼬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텐트의 모양을 보고 펙의 위치를 다시 박거나 펙 스트랩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텐트의 모양을 잡는다. 펙의 위치가 확실하다면 이제 깊숙하게 눌러박는다.

 

바람이 세다면 가이라인도 고정하는 것이 좋다. 사진에서 보듯 핀마르크에는 각을 이룬 부분과 면을 이룬 부분에 각각 하나씩의 가이라인이 있다. 가이라인 사이의 간격은 한 뼘 조금 넘을 정도로 촘촘하다. 모두 20개의 가이라인을 고정한다면 어지간하게 센 바람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핀마르크가 익스트림 라인에 속하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다.

 

헬스포츠의 센스. 극한 상황이라면 설치하거나 철수할 때 당연히 장갑을 끼고 하게 된다. 가이라인이 덜렁대지 않도록 가이라인을 고정하는 스트랩을 단 게 첫 번째 센스, 스트랩을 벨크로나 버클 대신 스트레치 원단으로 만든 게 두 번째 센스, 스트랩을 잡아당길 수 있는 꼬리를 달아둔 게 세 번째 센스다. 웃으면서 감동받은 부분이다. 아. 저 꼬리의 이름은 가이라인 매니저다.

 

아우터의 환기구. 환기구는 출입구 왼쪽에 있고, 아우터에 모두 2개의 환기구가 있다. 환기구로 들어온 바람은 그대로 천장 환기구를 통해 빠져나간다. 환기구는 내부에 열고 닫는 장치가 있다. 오른쪽 사진은 환기구 내부 모습.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할 수도 있고 메시창만 닫아 모기 등 날벌레만 막을 수도 있다. 지퍼나 벨크로 테이프보다 스트링으로 조이는 게 훨씬 간편하다.

 

밖에서 본 천장의 환기구. 출입문 옆에는 환기구와 연결된 스트링이 있다. 이를 팽팽하게 당겨 고정시키면 환기구가 열리지 않는다. 일종의 잠금장치인 셈이다.

 

출입문은 2개. 6~8인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1개의 출입문은 핀마르크를 사용할 때 너무 불편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아지는 것은 무게도 무거워질 뿐 아니라 가혹한 환경에 견디기에 불리해진다. 핀마르크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떤 환경에도 버틸 수 있는 텐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보자면 한겨울 눈보라뿐 아니라 한여름 장마와 태풍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전제를 흔들지 않는다는 전제로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2개의 출입문을 냈다. 두 개의 문이 맞통하고 천정이 높아 우리나라 여름철에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겠다. 아우터의 출입문에는 메시창이 달려 있다. 대신 이너텐트의 출입문에는 메시가 없다.

 

아우터를 설치한 상태에서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82L 테라플레인을 놓아봤다. 출입문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면 들어갈 수 있는 높이다.

 

핀마르크에는 스톰스트랩이 있어 상황에 따라 눈이나 돌을 덮으면 찬공기가 안으로 스미지 않는다.

 

실제 사용공간인 내부 반지름을 측정해봤다. 폴에서 펙까지는 약 200cm, 폴 쪽에 발을 두고 눕는다고 했을 때 평균 신장을 지닌 성인이라면 전혀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180cm를 넘는다면 머리쪽이 아우터에 살짝 닿을 수도 있겠다.

 

안에서 본 천정 환기구 모습. 닫힌 상태와 열린 상태. 안에서도 환기창을 여닫을 수 있다. 녹색을 잡아당기면 열리고 빨간색을 잡아당기면 닫힌다. 환기창은 2개로 나뉘어 있어 여닫는 스트링 역시 양쪽 출입문 옆에 한 벌씩 있다.

 

환기구에 달린 메시창. 노란색 스트링을 잡아당기면 메시창이 닫혀 모기장 역할을 한다.


▢ INNER

 

아우터를 살펴보았으니 이제 이너텐트를 칠 차례. 이너텐트의 패킹 사이즈는 약 50cm.

 

이너텐트 아우터의 모양을 따라 위에 10개의 버클, 아래에 10개의 버클을 연결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바닥 가운데에는 사진과 같이 폴을 고정할 수 있도록 두꺼운 원단을 덧댄 부분이 있다. 일단 출입문의 방향을 맞춘 다음 폴을 살짝 들어 이너텐트 중앙에 고정한다.

 

아우터 펙 다운 할 때 출입구 옆 빨간색 스트랩에 제일 먼저 팩을 박았다. 이너텐트도 마찬가지. 위쪽 버클 10개를 고정한다. 역시 빨간색 스트랩의 버클을 고정하고 순서대로 고정한다. 그리고 이너텐트 바깥쪽 허리춤에 보면 주머니에 스트랩이 감겨서 담겨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걸 꺼내서 방금 고정한 버클 뒤쪽에 있는 버클에 고정하고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이 스트랩의 용도는 아래에서 살피기로 한다.

 

아래쪽도 마찬가지. 빨간색 스트랩에 달린 버클을 고정하고 돌아가면서 버클을 고정하고 스트랩을 바짝 조여준다. 그럼 이너텐트 설치 끝. 간단하다.

 

아우터의 아래 환기창은 이너텐트의 환기창과도 연결된다. 이너텐트 안에 있으면서도 아우터의 환기창까지 쉽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너텐트의 환기창 역시 메시창이 달려 있어 2중이다.

 

아래 환기창만 그런가. 천정의 환기창 역시 마찬가지. 이너에도 별도의 메시창이 달려 있어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아우터의 환기창 역시 이너텐트 안에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녹색과 빨간색 스트링을 아우터에 달린 클립에서 빼 이너텐트 안에 달린 클립에 끼면 된다. 작동원리는 똑같다.

 

반전의 센스 1. 더운 공기는 위로 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모이는 게 자연의 이치다. 텐트 안에서도 따뜻한 공기는 천정에 모여 있다.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은 덜 따스하고 누워서 자는 바닥은 이너텐트 안에서는 제일 춥다. 그래서 헬스포츠는 아주 춥거나 잘 때를 대비해 이너텐트의 높이를 반으로 낮춰버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아우터의 천장에 이너텐트를 연결할 때 위쪽에만 10곳에 2개씩의 버클을 고정했다. 이중 이너텐트의 꼭대기에서 연결한 버클을 푼다. 허리춤에서 긴 스트랩으로 연결한 버클만 남긴다. 그럼 실내공간은 반 이상 낮아진다. 이때 이너텐트의 높이는 130cm. 앉아서 생활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고 출입할 때만 약간 불편할 뿐이다. 어지간한 백패킹 텐트의 높이는 110cm를 넘지 않는다.

 

반전의 센스 2. 이 정도 티피텐트라면 안에서 화목난로 피우는 게 일반적이다. 더구나 혹독한 환경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경우 이너텐트의 바닥을 홍해처럼 가를 수 있다. 그냥 보면 강력한 벨크로테이프로 이음새라고 느끼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벨크로테이프로 연결된 부분을 뜯어 밑으로 접어 넣으면 사진처럼 넓은 공간이 생긴다. 화목난로를 놓을 수 있을 정도이니 취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OUTRO
지금까지 헬스포츠의 텐트 가운데 익스트림 라인에 속하는 핀마르크를 살펴봤다. 해외 리뷰를 보며 몇가지 멘트가 인상깊게 남았다.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극단적으로 열악한 환경까지 경험한 이들의 평가였다. “3년 써봤는데 제대로 된 ‘겨울용 베이스 캠프’ 텐트다”, “우리는 난로를 피고 반팔 차림으로 맥주를 마시면서 놀았다. 영하 35도의 바깥 날씨는 무시할 수 있었다”
핀마르크가 어떤 라부인지를 가잘 잘 설명하는 멘트가 아닐까?
우리가 핀마르크 지역처럼 혹독한 환경에서 핀마르크의 성능을 테스트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간 수많은 텐트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멘트들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따뜻하고 건조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거기다가 즐겁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면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다.

앞이 안 보이게 눈발이 옆으로 날리는 선자령에 핀마르크 쳐두고 일주일 정도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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