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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아름다운.

인터뷰_ 매튜스 서퍼 이연정 인터뷰



처음으로 공모한 매튜스 사진전에서 대상을 받은 'liyeon'의 작품을 본 이들은 한결같이 궁금했을 것이다. "이게 뭐지?" 물 속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뭔가 기존에 봐오던 사진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사진전과 함께 진행된 라이더 모집에서는 이연정씨가 라이더로 선정되었다. liyeon은 이연정씨의 닉네임이다. 연정씨는 수중모델이다. 대전의 한 수중 스튜디오에서 촬영 준비중인 연정씨를 만났다.





제 1회 매튜스 사진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이연정씨의 출품작.



UINTER : 수중 스튜디오라는 곳이 이렇게 생겼군요. 처음 봐요. 물이 무척 깊어보여요. 조금 무섭네요. 안녕하세요. 유인터내셔널입니다.

이연정 : 네, 안녕하세요. 좀 무서우신가요? 저는 늘 접하는 환경이라 익숙해요. 들어가면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요.

UINTER : 참, 라이더 선정되신 거랑 매튜스 사진전 대상 받으신 거 축하드려요.

이연정 : 고맙습니다.

UINTER : 둘 중 어떤거라도 예상은 하셨나요? 그리고 둘 중에 어떤 게 더 좋아요? 솔직히 좀 궁금했거든요.

이연정 : 예상은 못했어요. 사진전이 먼저 열렸고 라이더 선발 공고가 났는데, 사진전은 슈트를 입긴했지만 서핑사진이 아니었고, 라이더는 경력이 오래되지 않아 기대를 할 수가 없었어요.

UINTER : 되고는 싶었으나 바랄 순 없었군요. 어떤 소식이 더 좋았어요?

이연정 : 다 좋았는데…, 라이더 선정된 게 조금 더 좋았어요.


매튜스 스튜를 입고 수중에서 촬영한 또 하나의 컷, 물 속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수중 촬영 준비중인 이연정씨. 깊이 5m의 '물탱크' 혹은 '수조'가 촬영 무대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연기를 시작하는 이연정씨, 손가락에 끼운 건 코마개다.




물 속에서 연기중인 이연정씨. 움직임은 새처럼 자유로웠다. 두 대의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다.



UINTER : 궁금한 게 많은데, 단순한 거 먼저 물어볼께요. 수중모델이 뭔가요?

이연정 : 말 그대로 물 속에서 촬영하는 모델이에요. 수중 씬이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에 쓰이죠. 배우의 대역으로 촬영을 많이해요.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경성학교', '하백의 신부; 등에 나오는 수중 씬을 찍었어요. 수중 공연도 해요. 수중 발레라고 보시면 되는데, 경기가 아니라 작은 수영장을 일종의 무대로 삼아 공연처럼 하는거죠.

UINTER : '푸른바다의 전설'이라면 전지현씨의 그 인어요? 대단하십니다.
(* 드라마를 검색하니 제작부 중 싱크로팀에 '이연정'이라는 이름 석 자가 있다.)
흔하지 않은 만큼 그만큼의 매력과 자부심도 있고, 그만큼의 어려움도 있겠죠? 어떠신가요?


이연정 : 물 속이 아주 조용하잖아요. 고요한 세상에서 원하는 동작을 마음껏 뽐낼 때 아무래도 기분이 좋죠. 희소한 직업이다보니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어려움이라면 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니 추운 게 가장 어려워요.

UINTER : 그렇군요. 물 속이라는 환경도 어렵지만, 뭔가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진 않나요? 막말로 어떻게든 숨을 참으려면 인상을 쓰게 되잖아요. 근데 사진이나 영상에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와야 하니까요.

이연정 : (웃음) 아니에요, 물이라는 환경 자체는 제게 그리 어렵지 않아요. 연기는 대역이라서 표정이 잘 나오지 않죠. 대역 연기자가 아닌 수중모델로 촬영을 할 때도 그리 힘들진 않아요.

UINTER : 수중모델, 그거 아무나 할 수 있나요? 요즘 젊은 층이 무척 좋아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수중모델을 할 수 있나요?

이연정 : 물을 좋아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어요.

UINTER : 교과서같은 답 말고요, 음.. 수영을 잘 해야 하나요? 수영, 잠수, 프리다이빙 중에 뭐랑 가장 비슷한가요?

이연정 : 잠수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UINTER : 유치하지만, 숨을 얼마나 참으실 수 있나요?

이연정 : 지금은 2분 정도는 어렵지않게 참아요. 동작을 하면서요. 선수 때는 75m 정도 갔어요. 아, 선수들은 잠수하면서 시간을 재지 않고 거리를 재거든요. 25m 수영장 3번 정도 갔던 거 같아요.

UINTER : 잠깐만요, 선수…요? 수영선수요?

이연정 : 아, 저 수중발레 전공했거든요.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했어요.

UINTER : 억, 그럼 수영은 끝내주게 하시겠네요.

이연정 : 수영을 마스터하고 수중 발레를 시작했어요. 수중발레를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했으니까 학교 들어가기 전에 수영은 거의 마스터한 셈이죠. 어머니가 수영을 무척 좋아하셨거든요.

UINTER : 수영을 얼마나 잘해야 모델을 할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부질없는 질문이었네요. 근데 갑자기 서핑은 어떻게 시작했어요?


수중 촬영과 서핑과 디자인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




어려서부터 수중 발레를 했고, 서핑을 시작한지 1년 반이라는 이연정씨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삶을 꿈꾼다.


서핑에 미쳐 일주일에 3~4일을 바다에서 보냈고, 물에 들어가면 7시간이고 8시간이고 나오질 않았다.




이연정씨는 "서핑을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이연정 : 수중발레를 접고 영국으로 디자인 공부하러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한 언니를 만나 친해졌는데, 그 언니를 통해서 서핑을 만났어요. 2016년도 6월이었을거에요. 지금도 서핑 버디에요.

UINTER : 물에 대한 두려움은 아예 없으셨을거고, 서핑의 어떤 점이 그리 좋던가요?

이연정 :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거요.

UINTER : 몸이 건강해지는 건 알겠는데,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건 어떤 뜻이에요?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는데, 좀 더 자세히 표현한다면요?

이연정 : 우선은 몸이 먼저 건강해졌죠. 운동 그만두면서 살이 많이 쪘거든요. 다이어트도 해보고 살을 빼려고 운동도 해봤는데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서핑은 너무 재미있어서 다이어트 생각없이 서핑만 생각하고 즐겨도 살이 빠지는거 있죠. 살이 빠진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하고, 몸의 균형이 바로 잡힌다 그럴까요? 전문적으로 운동 할 때 처럼 체형이 다시 잡히더라고요. 오히려 더 탄탄해진 거 같기도 해요. 체력도 좋아졌고요.

UINTER : 신경쓰지않고 즐기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면 얼마나 즐기신거에요?

이연정 : 경력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탈 땐 정말 미친듯이 탔어요. 시즌 때는 일하다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바다에 있었고, 어떨 땐 평일에 당일치기로도 바다에 갔어요. 물에 들어가면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7~8시간 동안 물에서 안 나왔어요.

UINTER : 살이 안 빠지려야 안 빠질 수가 없게 즐기셨네요. 마음의 건강은요?

이연정 : 성격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사람 모인 데 가면 낯을 가리기도 하고 먼저 말도 잘 안하는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는데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없어요. 조금은 자연을 생각하게 된 것도 달라진 부분이고요. 그러니 결과적으로 제가 일하는 데에도 보탬이 되요. 자신감도 생기고, 서핑하고 싶어서 같은 시간이라도 일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러니 좋은 결과도 나오고요.

UINTER : 서핑 좋아하면 좋은 서핑 스팟을 찾게 되잖아요. 어딜 가고 싶으세요?

이연정 : 몰디브 쿠다후라(Kuda Huraa)요. 섬 이름이기도 하고 섬에 있는 리조트 이름이고 한데, 서핑 스팟으로 유명해요. WSL(World Surfing League)도 열리는 세계적인 스팟이에요. 실은 촬영차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감독님이 서핑 좋아하면 촬영 없을 때 서핑도 할 수 있다고해서 갔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파도를 못 탔어요. 실력 만들어서 꼭 다시 도전하고 싶어쇼.

UINTER : 쿠다후라는 처음 들어보네요. 근데 서핑 실력을 어떻게 판단하나요? '서알못'이라.

이연정 : 뭐 잘 타는 사람은 누가 봐도 알죠. 다만 초보냐 아니냐는 롱보드냐 숏보드냐로 판단 할 수 있어요. 초보가 롱보드로 시작하는거지 롱보드라고 다 초보는 아니에요. 롱보드로 입문해서 어느 단계가 되면 숏보드로 가는데, 숏보드와 롱보드는 사실 스타일의 차이라서요. 파도에 따라서 롱보드나 숏보드가 맞기도 하고요. 저도 나중에 롱보드 숏보드 모두 타고 싶거든요. 지금의 저는 롱보드를 타다가 숏보드에 막 입문한 상태에요.

UINTER : 아 그렇군요. 저희는 서핑 강습 받으러 갔을 때 롱보드 부력으로 모자라다면서 SUP를 주시더라고요.

이연정 : 풉!

UINTER : 그래서 본의 아니게 '서알못'이 되었다는 거고요, 좋아하는 서퍼가 누구에요? 워너비 모델이요.

이연정 : 알라나 블랜차드(Alana Blanchard)요. 호주 서퍼인데 인스타그램(@alanablanchard) 보니까 얼마 전에 아이 낳은 거 같더라고요. 근데 정말 잘타고 정말 멋있어요. 남편도 잘 생겼어요. (웃음)
https://www.instagram.com/alanarblanchard/

UINTER : 오~ 인스타의 동영상 클립보니까 정말 서핑이 환상적이군요. '플레이보이가 선정한 인스타에서 가장 핫한 여성 서퍼 20'에도 선정되었네요.

이연정 : 아, 가보고 싶은 서핑 스팟 중에 스페인도 있어요. 그랑 카나리아(Gran Canaria)요. 스페인 섬이지만 아프리카 모로코, 서사하라 옆에 있어요. 거대한 파도는 아니지만 좋은 파도가 하루종일 있데요.

UINTER : 거기서는 대서양의 파도를 타는거네요. 사실 저희는 그런 섬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참, 중요한 이야기를 깜빡하고 있었네요. 매튜스 슈트, 입어보니까 어떠세요?

이연정 : 저도 디자인을 하니까 아무래도 스타일을 보게 되는데 매튜스의 민트 스티치는 어떤 몸매든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돋보이게 해줘요. 그리고 소재가 좋아서 보온효과가 탁월해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탄다고 했잖아요. 매튜스 입고나서 그 걱정은 덜 해요.

UINTER : 네, 소재부분은 독자들을 위해서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다른 브랜드 슈트는 네오프렌으로 만들어요. 폴리클로로프렌이라는 이름의 합성 고무 소재죠. 지오프렌은 쇼석회암에서 만들어진 소재로 만든건데요, 불투습성이 98%에요. 네오프렌의 불투습성은 65%죠. 덕분에 덜 춥고, 물에서 막 나와도 슈트가 무겁지 않아요.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체할께요.
https://uinter1.blog.me/220057313647
솔직히 단점도 느끼셨을 거 아니에요? 말씀해주세요.


이연정 : 민트 스티치도 말씀드렸지만, 민트색 원단을 참 좋아하는데 민트슈트가 시간이 지나면 색이 조금 진하게 변하더라고요. 그거 말고는 뭐.. 아, 장점 아직 더 있는데요. 오랜 시간 패들링을 해도 어깨가 전혀 안 아파요. 한번 들어가면 7~8시간씩 있는데, 그렇게 오래 패들링을 하면 다른 슈트는 어깨가 아파요. 바느질의 문제인지 뭣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근데 매튜스 슈트 입으면서 그게 사라졌어요.

UINTER : 다행이네요. 그런 좋은 브랜드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셨어요?

이연정 : 서핑 시작할 때 블루코스트를 처음 갔는데 거기 대표님께서 설명해주시면서 추천해주셨어요.


"매튜스 라이더가 되었으니,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춰야죠. 서핑을 더 열심히, 즐겁게 할 겁니다."



UINTER : 하시는 일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물론 수중모델도 중요한 일 중 하나지만, 본업은 따로 있으시잖아요.

이연정 : 네, '리연(LIYEON)'이라는 브랜드로 구두와 핸드백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거 그리면서 놀았거든요. 개인 주문제작 위주에요. 원하는대로 라스트도 만들고 디자인, 샘플작업, 제작까지 하고 있습니다.

UINTER : 리연, 수중모델, 서핑 어떤 게 일이고 어떤게 취미인가요? 서핑이 취미라는 건 알겠는데, 디자인과 수중모델은 둘 다 일이잖아요. 어떤 게 일에 더 가까워요?

이연정 : 셋 다 일이라고 생각 안 해요. 변덕이 심해서 일이라고 느껴지면 쉽게 질리거든요. 어느 분야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즐겁고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재미가 없다거나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거나 실증이 나거나 이런 적은 없어요. 셋 다 한번도요.

UINTER : 정말요? 대단하세요. 근데, 셋 중 벌이는 어떤 쪽이 가장 많이 되나요?

이연정 : 아무래도 디자인이죠. 수중모델 일은 자주 있는 게 아니다보니.

UINTER : 아, 네. 수중모델은 보너스 개념이군요. 올 겨울 계획과 내년 계획, 혹 장기적인 계획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이연정 : 올 겨울에는 겨울서핑에 도전해보려합니다.
UINTER : 여름엔 서핑, 겨울엔 보드 아닌가요?

이연정 : 겨울 서핑도 많이 해요. 슈트가 좋아서요(웃음). 겨울의 큰 파도나 눈 오는 날 파도를 타는 게 무섭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요. 물론 서핑도 부상을 입긴하지만, 스노보드보다는 덜 하잖아요. 그런 이유도 있고요. 내년 초에는 바투카라스랑 발리를 갈 계획입니다. 이제 저도 매튜스 라이더인데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갖춰야죠(웃음). 장기적으로는 언제 어디서 어떤 파도를 만나든 즐길 수 있는 숏보더가 되고 싶습니다. 세계의 많은 스팟들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즐기면서요(웃음).

UINTER :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계획이고 꿈입니다. 꼭 이루시길 기원할께요. 고맙습니다.

이연정 : 먼 곳까지 오셔서 수고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